졸업 작업
어릴 적에 건축학과에 다니시던 작은 아버지의 드로잉을 할머니 댁에 갈때 마다 봤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나는 연필로 그린 건축 드로잉이 지금도 너무 멋져보인다. 맥킨토시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같은 사람이 그린 누렇게 닳은 도면을 보면 깜빡 죽는다. 정작 요즘 건축가들은 컴퓨터 덕에 손으로 도면 그리는 작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런 표현으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는것이 졸업작을 준비하면서 했던 많은 고민 중에 하나였다. (2007, 4)
나는 통일 후에 일어날 법한 가상의 북한 재개발 계획 도면을 그리기로 했다. 북한의 만수대가 통일 후 남한의 계발업자들에 의해서 쇼핑센터로 변해가는 모습을 3개의 도면으로 표현했다. 나는 사실 진짜 건축 드로잉에 대해서 아는바가 전혀 없다. 내가 표현하고자 한것은 북한과 남한이 각 각 맹신적으로 섬기는 우상들과 남,북한이 그 각 각의 헛 우상들에게 몸 바쳐 드리는 그들의 천박한 예배의 허무함이다. 김규항 아저씨의 글들이 희미한 아이디어를 분명히 하는데 도움이 많이됐다.

나는 북한이 좋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개인숭배를 반대한다. 그러나 동시에 서구식 기준으로 북한의 모든 것을재단하는것 역시 반대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서구식 기준’이 한 차례 파탄이 났으며 재정립을 하는 과정에있다는 걸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설사 그게 온전하다 하더라도 민주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기준이 지구상에 오로지 하나여야한다는생각은 매우 몰지성적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북한인민들이 마취된 인형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인간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북한 인민의 상태는 적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내재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우리의눈(이라고할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에 그들이 어떻게 보이는가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눈에 그들의 사회가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느껴지는지는당연히 더 중요하다. 그들이 종교적 광신 상태에 있다고들 한다.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명박의 종교는김정일교보다 덜끔찍한가? 어떤 끔찍한 광신도 돈의 신에 대한 광신보다 더 끔찍하진 않다. 각별하게 나은 사회를 만들어놓지도,좋은 사회에 대한각별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특히 북한 인민의 삶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는 건 인간에대한 예의가 아니다.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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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지상자 | 2007/04/30 11:30 | 작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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